[2020 불씨 어워즈 후기] 랜선 허그는 정말 따뜻했을까? / 불씨 장**님

관리자
2021-01-15
조회수 631


참가자 장**님께서 2020년 12월 30일 진행했던 불씨 어워즈의 후기를 남겨주셨어요.

들불에는 1자학 = 3자기자랑(내 장점 내 입으로 3개 이상 말하기)의 규칙이 있어요. 자괴 또는 자학의 말을 할 때마다 바로 자신의 장점을 3개 이상 말해야하는 어마무시한(?) 규칙인데요.


'1자학 3자기자랑 규칙이 있다'고 말씀드리면 참가자분들은 민망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시지만, 막상 자기자랑 타임이 되면 언제 자학을 했냐는듯 자신의 장점을 막힘없이 술술 말씀하신답니다. 한 명의 예외도 없이요!

예외가 없다는 건, 실은 여성분들 모두가 스스로 잘났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? 

들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여성분들만큼은 이 규칙 덕에 스스로를 조금 덜 미워할 수 있었으면,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그럼 정성스럽고 감동적인 불씨 장**님의 후기, 지금 만나보아요 🌝!!


(1*자학) = (3*자기자랑)


   모임이 진행될수록 긴장이 잦아들어갔다. 같이 마시고 있던 술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어떤가.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, 또 내 차례가 되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. 그러다 하지 않았으면 좋을 이야기를 했는데, “인생이 적성에 안 맞아요”, “태어난 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” 라고 주절주절했더니 구구님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며 안타까워하셨고, 이내 곧 들불 모임의 규칙 한 가지를 알려주셨다. 자학을 한 번 하면... 자기 자랑을 3번 해야 한다는 것이다.


   구구님은 자기자랑을 시켰을 때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분도 계셨다고 했다. 나는 그 분이 왜 우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. “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다”고 하는 이야기가 나를 학대하는 말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. 그러게, 이미 태어나서 살고 있는 이상 되돌릴 수도 없는데 그렇게 말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내 정서에 얼마나 좋지 못한 일이었을까.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하며 한바탕 같이 웃고 넘어가곤 했고,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더니 나보다 내 인생을 더 따스히 살펴주는 시선에 민망하고 쑥쓰러워 하마터면 나도 울음을 터트릴 뻔 했다.


   하지만 눈물은 마음으로 흘리고, 1. 관찰력이 좋고 2. 타인의 장점을 잘 발견하며 3. 그걸 기꺼이 자랑하는 능력이 있다고 속사포 랩을 구사하듯 빠르게 내 자랑을 읊었다. 그렇지만 또 내 자랑을 해야하는 고통의 순간이 올까봐 여전히 모임 중에 무심코 자학하는 말을 뱉을까 긴장했고 “이건 절대 자학이 아닌데요..” 하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. 나에게 관대하기가 이렇게 쉽지 않다.

- 장**님의 후기 중 일부 발췌


  ‘2020 불씨어워즈’도 그러했다. 화려한 금색의 날개가 좌우로 펼쳐진 배경화면을 걸어두었지만, 우리의 얼굴과 복장은 더할나위 없이 편안한 형태였다. 각자 선정한 ‘올해의 책’에는 겹쳐서 여러 번 소개된 책도 몇 권 있었다. 비슷한 감상엔 공감하며 나의 견해에 명분을 하나 더 붙이고, 다른 갈래의 감상은 내 감상 옆에 붙여 그 책에 대한 이해의 세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. 읽었던 책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, 새로운 책이 언급될 때는 부지런히 메모를 하며 얼른 읽고 싶어 마음이 분주하기도 했다. 각자 살아온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다. 꾸며내지 않아도, 내 삶의 밝고 어두운 부분을 과장되게 포장하여 전시하지 않아도 괜찮았다.

- 장**님의 후기 중 일부 발췌



       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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